"이건 보물 상자로 들어가는 문이야!" 아이의 작은 손가락이 차가운 금속 표면을 긁으며 끽끽 소리를 냈다. Jie Si Lv Tai Bei San Chong Guan의 객실 문은 마치 거대한 화물 컨테이너를 옮겨놓은 듯 투박했다. 손끝에 닿는 서늘한 금속의 질감과 묵직한 철문의 무게감이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문을 열자 펼쳐진 산업적인 분위기의 공간은 아이에게는 그저 거대한 장난감 집처럼 보였나 보다.
침대에 몸을 던지는 순간, 세상의 모든 중력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겉모습은 거칠고 투박한 공장 같았지만, 피부에 닿는 시트의 감촉은 구름처럼 부드러웠다. 몸이 깊숙이 잠기며 근육의 긴장이 스르르 풀렸다. '딱 60%의 힘만 쓰고 나머지는 비축하자'는 나의 게으른 철학이 완벽하게 구현되는 안락함이었다. 천장을 보며 누워 있으니, 도시의 소음이 아득한 파도 소리처럼 멀게만 느껴졌다.
창밖에서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지하철의 웅성거림. 산충역이 바로 코앞이라 가능한, 도시의 숨소리 같은 소음이다. 낮은 진동이 벽을 타고 전해질 때마다 묘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아빠, 저 기차는 어디로 가는 거야?" 아이의 질문에 대답 대신 가만히 눈을 감았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소음이 이곳에서는 여행의 설렘을 더해주는 배경음악이 되었다.
로비의 무료 스낵바에서 차가운 병 차 하나를 집어 들었다. 병 표면에 맺힌 송골송골한 물방울이 손가락을 타고 차갑게 흘러내렸다. 쌉싸름한 찻잎의 향이 입안을 깨끗이 씻어내고, 뒤이어 맛본 달콤한 두부 푸딩의 말랑한 식감이 혀끝에 감돌았다. 거창한 만찬은 아니었지만, 여행자의 허기를 달래주는 이런 사소하고 다정한 배려가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법이다.
로비의 높은 천장과 붉은 벽돌 벽이 만들어내는 기묘한 조화. 금속 재질의 조명들이 공중에 매달려 투박한 빛을 뿌리고 있었다. 빛이 벽돌의 거친 표면에 부딪혀 잘게 부서지는 모습이 마치 오래된 공장의 기억을 더듬는 것 같았다. 9월의 눅눅하고 습한 공기가 로비의 서늘한 에어컨 바람에 씻겨 내려가며, 마음속의 소란함까지 함께 정돈되는 기분이 들었다.
방 한구석에 놓인 안장 모양의 의자가 시선을 끌었다. 누군가 쓰다 버린 소품 같기도, 혹은 의도적으로 배치한 현대 미술품 같기도 했다. 그 옆에는 낡은 다이얼 전화기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제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무용한 것들이 채우고 있는 공간. 나는 그 의자에 앉아 잠시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쓸모없음이 주는 뜻밖의 평온함이 마음을 어루만졌다.
욕조에 따뜻한 물을 가득 받았다.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며 내뿜는 웃음소리가 욕실 안을 가득 채웠고, 몽글몽글한 거품이 아이들의 코끝에 하얗게 묻었다. 함께 웃고 떠드는 사이 물은 서서히 식어갔지만, 좁은 욕조 안에서 서로의 어깨가 맞닿는 온기만으로도 충분했다. Jie Si Lv Tai Bei San Chong Guan에서의 마지막 밤, 우리는 특별한 대화 없이도 서로의 존재만으로 충만한 고요를 공유했다.
젖은 머리를 말리며 바라본 창밖의 야경은 충분히 다정했다.
- 산충역 2번 출구에서 단 몇 걸음이면 도착하니,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벼운 산책을 즐겨보세요.
- 로비 스낵바의 달콤한 푸딩과 시원한 차 한 잔으로 여행의 피로를 잠시 내려놓으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