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서툰 소동을 묵묵히 지켜본 다섯 가지 증거물
예술 작품이 그려진 룸카드. 손끝에 닿는 매끄럽고 차가운 플라스틱의 감촉. 리우허 야시장의 기름진 냄새와 소란함에 취해 비틀거리며 복도를 헤매던 우리의 한심한 뒷모습을 지켜봤다. 문 앞에서 카드를 몇 번이나 잘못 긁었는지, 결국 문이 열렸을 때 우리는 서로의 멍청함을 비웃으며 낄낄거렸다.
텐더 리프 나무 장난감. 손바닥을 타고 전해지는 나무 특유의 보드라운 온기. 분명 아이들을 위한 '소태양 어린이 테마룸'의 소품이었지만, 정작 그것들에 매달려 누가 더 높이 쌓나 내기를 하던 건 서른이 넘은 우리였다. 와르르 무너지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터져 나온 웃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어른이 된다는 건 이런 유치함을 숨기는 일인 줄 알았는데, 여기선 그럴 필요가 없었다.
빳빳한 흰색 침대 시트. 갓 세탁한 비누 향이 감도는 서늘하고 바스락거리는 감촉. 누가 정중앙의 명당자리를 차지할 것인가를 두고 벌어진 유치한 영토 전쟁의 전장이었다. 결국 제비뽑기로 결정했지만, 다들 만족스럽지 않은 표정으로 누워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투덜댔다.
묵직한 주물 찻주전자.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손목에 전해지는 묵직한 무게감과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수증기. 새벽 두 시, 인생에 대해 아무런 정답도 내지 못한 채 웅얼거리던 우리의 공허한 대화들을 다 받아냈다. 차는 금방 식어 미지근해졌지만, 우리의 쓸데없는 논쟁은 좀처럼 식지 않았다.
에어컨 리모컨. 손때 묻은 작은 버튼들의 딱딱한 촉감. 24도와 26도 사이에서 벌어진 치열한 온도 조절 전쟁의 중심이었다. 누군가는 춥다고 이불을 턱 끝까지 끌어올렸고, 누군가는 덥다며 계속해서 온도를 낮췄다. 결국 적당한 타협점은 없었지만, 그 실랑이조차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져 나쁘지 않았다.
만약 이 물건들이 입을 열어 우리를 말한다면
아마도 그들은 우리를 '길 잃은 어른 아이들'이라고 부를 것이다. 9월의 가오슝은 여전히 끈적였다. 가오슝 역에서 내려 호텔로 향하는 짧은 길, 피부에 눅눅하게 달라붙는 습한 공기가 우리를 맞이했고, 우리는 그 불쾌함에 대해 서로를 탓하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Jie Si Lv Gao Xiong Zhan Qian Guan의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피부를 스치는 서늘한 공기가 주는 안도감에 금세 기분이 풀렸다. 현대적인 디자인의 로비는 불필요한 장식 없이 깔끔했고, 그 정돈된 분위기가 오히려 우리의 소란스러움을 더 돋보이게 했다.
우리는 자전거 축제에 가보겠다고 호기롭게 계획을 세웠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은 푹신한 침대 위였다. 그들은 보았을 것이다. 멋진 여행자가 되려 노력하기보다,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 누워 서로의 못난 점을 끄집어내며 낄낄거리던 우리의 진짜 모습들을. 욕실과 화장실이 분리된 쾌적한 공간에서 서로의 세수하는 소리를 들으며 나누던 시시콜콜한 농담들, 복도의 차분한 목재 톤과 대비되는 우리의 무질서함이 오히려 선명한 색채로 남았다.
아침이면 뷔페에서 정체 모를 채소 요리들을 접시에 담으며 "이게 대체 무슨 맛이지?"라고 묻던 표정들, 그리고 결국은 맛있다고 인정하며 접시를 비우던 모습까지. 특별할 것 없는 농담들이 공기 중에 머물고, 누군가 실수로 쏟은 물방울이 카펫에 천천히 스며드는 그런 사소한 순간들. 그 무용한 시간들이야말로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찾으려 했던 진짜 즐거움이었다는 것을, 아마 Jie Si Lv Gao Xiong Zhan Qian Guan의 가구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을 것이다. 나쁘지 않은 여행이었다. 아니, 이 정도면 충분했다.
창밖으로 가오슝의 밤이 보랏빛으로 천천히 저물고 있었다.
- 리우허 야시장의 소란함 속에서 이름 모를 길거리 음식에 도전해 볼 것.
- 아침 식사로 제공되는 풍성한 뷔페에서 느긋하게 하루를 시작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