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와 웃음소리가 겹쳐진 가오슝의 하루
툭, 투둑. 창문에 부딪히는 빗소리다. 5월의 가오슝은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고, H2O 호텔의 고층 객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도시는 짙은 회색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아내와 나는 서늘한 유리창에 이마를 맞댄 채, 비가 그치면 무지개가 뜰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나누며 젖은 거리의 흙내음을 상상했다.
타다닥. 카펫 위를 가볍게 달리는 아이의 발소리다. 분홍빛 색감이 가득한 테마 룸의 푹신한 침대 위로 뛰어오르는 둘째의 움직임은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경쾌했다. "아빠, 여기는 내 비밀 성이야!"라고 외치는 아이의 맑은 목소리가 두꺼운 카펫의 질감 속에 포근하게 스며들어 방 안을 온기로 채웠다.
찰칵. 그리고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직원의 다정한 안내음이다. 로비의 은은한 조명 아래서 직원이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작은 액자에 넣어 건네주었을 때, 예상치 못한 다정함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첫째 아이가 보물처럼 꼭 쥔 액자의 매끄러운 감촉과 직원의 정중한 미소는 화려한 환영 인사보다 더 깊은 기억의 무늬를 남겼다.
아작. 아침 식사 시간, 신선한 사과를 베어 무는 소리다. 뷔페의 하얀 접시들이 부딪히는 소란함 속에서도 아이가 과일을 씹는 청량한 소리만은 선명하게 들려왔다. 달콤한 과즙의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는 가운데, 아이의 입가에 묻은 즙을 닦아주며 나누는 소소한 대화는 그 어떤 성찬보다 풍요로운 아침의 풍경이 되었다.
웅성웅성. 26층 창밖으로 멀리 퍼지는 도시의 소음이다. 사랑강의 물줄기를 따라 흐르는 자동차들의 낮은 엔진음과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아주 먼 곳의 이야기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높은 곳이 주는 안도감 속에서 우리는 세상과 잠시 거리를 둔 채, 황금빛으로 물드는 가오슝 항구의 전경을 바라보며 완전한 휴식의 무게를 느꼈다.
아이의 손에 들린 작은 액자가 오후의 햇살을 받아 투명하게 반짝였다.
- 나마샤의 반딧불이를 만나러 가기 전, 호텔의 포근한 침대에서 달콤한 낮잠으로 에너지를 충전해 보세요.
- 고층 객실을 선택해 비 갠 뒤의 가오슝 항구가 선사하는 탁 트인 파노라마 뷰를 가만히 감상해 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