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엉망진창인 순간을 지켜본 다섯 가지
원목 테이블: 눅눅한 땀 냄새가 밴 티셔츠와 반쯤 녹아내린 편의점 아이스크림의 끈적함. 우리가 얼마나 급하게 이 방의 냉기 속으로 도망쳐 들어왔는지, 그 무질서한 낙하의 순간을 가장 먼저 목격했다.
발코니 난간: 혀끝에 닿는 태평양의 짠 바람과 뜨겁게 달궈진 금속의 촉감. 다음 행선지를 두고 벌인 유치한 논쟁들이 눅눅한 오후의 공기와 함께 이곳에 엉겨 붙어 있다.
바스락거리는 흰색 시트: 에어컨 바람이 피부에 닿는 서늘한 쾌적함과 좁은 공간에서 서로의 발길질에 터뜨린 헛웃음. 밖에서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고 돌아와 네 명의 성인이 동시에 쓰러졌던 오후 세 시의 나른함을 기억한다.
욕실의 차가운 타일: 끈적이는 선크림과 해변의 모래를 씻어내며 내뱉은 짧은 탄식들. 쏴아아 쏟아지는 물줄기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하루의 피로가 하수구로 흘러가던, 가장 정직한 세정의 시간이었다.
작은 냉장고: 자정 너머, 몰래 모여 캔맥주를 꺼내던 조심스러운 손길과 캔 표면에 맺힌 차가운 물방울. 우리의 밤은 조금씩 젖어 들었고, 낮은 목소리로 주고받던 농담들이 그 틈을 촘촘히 채웠다.
이 방의 가구들이 우리를 기억하는 방식
아마 이 방의 물건들은 우리를 '계획 없는 소란함의 집합체'라고 정의할 것이다. 우리는 7월의 화롄이 가진 묵직한 습도를 온몸으로 받아냈다. 시내로 나가 향편식의 홍유초수를 먹으며 땀을 뻘뻘 흘렸고, 다시 Hua Lian Hai Yue Jiu Dian로 돌아와 체크인 때 제공받은 따뜻한 웰컴 티 한 잔에 겨우 숨을 돌렸다. 지역 암석으로 지어진 벽의 서늘함에 등을 기대고 있으면, 마치 거대한 바위의 품에 안긴 기분이 들었다.
이곳의 건축 자재로 쓰인 돌들은 수만 년의 시간을 견뎠겠지만, 우리의 며칠은 그저 가벼운 농담과 헛웃음으로 채워졌다. 특별한 깨달음이나 대단한 성장은 없었다. 다만 5분 거리의 시내에서 느낀 소란함과, 호텔 방 안에서 누린 정적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는 사실만이 중요하다. 밤에는 루프탑 바에 올라가 짙은 바다 내음을 맡으며, 우리가 나눈 대화들이 파도 소리에 섞여 흩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우리는 서로에게 '힘내자'는 격려 대신 '배고프다'는 본능적인 외침을 더 많이 내뱉었다. 그것이 이 여행의 가장 정직한 대화였다. 목적지 없이 걷다 지쳐 돌아와 누웠던 침대의 바스락거리는 감촉, 창밖으로 보이던 화롄 항구의 무심한 풍경. 무용하고 덧없는 시간이었지만, 그래서 충분했다. 다시 Hua Lian Hai Yue Jiu Dian에 온다면 우리는 또 똑같이 굴 것이고, 그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은 여행이 될 것 같다.
젖은 머리카락과 얼음 컵, 그거면 충분했다.
- 발코니에서 화롄 항구의 일출을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기.
- 시내로 나가 향편식의 홍유초수를 꼭 맛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