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포르테 호텔 장화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체크인 카운터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대신 거울처럼 매끄럽게 닦인 바닥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매료되어 한참을 제자리에서 폴짝거렸다. 12월의 장화는 건조한 바람이 살결을 스쳤지만, 자동문이 열릴 때마다 밀려오는 실내의 눅눅하지 않은 온기가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엄마, 여기 바닥에 내가 두 명이야!" 아이는 내 손을 잡는 대신 엘리베이터의 숫자 버튼을 하나하나 누르는 것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비즈니스 호텔이라는 정적인 이름이 무색하게, 아이에게 이곳은 거대한 버튼 놀이터였다. 로비의 넓은 공간을 가로지르는 작은 운동화의 규칙적인 마찰음이 경쾌하게 울려 퍼졌고, 그 소리는 마치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작은 북소리처럼 들렸다.
구름 침대와 꼬마 탐험가의 비밀 지도
객실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는 '스테이 액티브' 패키지로 받은 에너지 보충 백팩을 등에 멨다. 자기 몸집보다 조금 큰 가방을 메고 방 안을 누비는 모습은 마치 미지의 대륙을 발견한 탐험가 같았다. 넉넉한 크기의 객실은 아이에게 충분히 넓은 영토였고, 42인치 평면 텔레비전 화면에 비친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보며 낄낄거리다가 이내 하얀 침대로 몸을 날렸다. 구름처럼 푹신한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아이는 "우와, 마시멜로 위에 누운 것 같아!"라며 한참을 뒹굴었다.
다음 날 아침, 오픈 키친에서 셰프가 갓 볶아낸 시금치의 고소한 향기가 복도까지 은은하게 퍼졌다. 정갈하게 담긴 조식 박스의 오렌지 조각을 입에 문 아이는 이것이 탐험가의 특식이라며 자랑스럽게 웃었다. 팔괘산의 등불 축제로 향하는 길, 아이는 가방 속 간식을 하나씩 꺼내 먹으며 길가에 핀 이름 모를 풀꽃과 눈을 맞췄다.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것보다, 발끝에 닿는 흙의 감촉과 바람의 냄새를 맡는 것이 아이에게는 더 중요한 일이었다. 그런 무용한 시간이 여행의 진짜 묘미라는 것을 아이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고요가 내려앉은 욕조 속의 사색
아이의 고른 숨소리가 방 안을 채우고 나서야 비로소 온전한 고요가 찾아왔다. 포르테 호텔 장화의 자랑인 넓은 욕조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웠다. 쏟아지는 물줄기의 강한 수압이 낮 동안 긴장했던 어깨 근육을 시원하게 풀어주었고, 은은한 샴푸 향이 좁은 욕실 안을 몽환적으로 메웠다. 따뜻한 타일의 온기가 발바닥을 통해 전해질 때, 낮 동안의 소란함은 먼지처럼 고요해졌다.
근처에서 사 온 목과우유 한 잔을 곁들였다. 파파야의 진한 달콤함 끝에 살짝 걸리는 쌉싸름한 맛이 12월의 서늘한 밤공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창밖으로 보이는 장화 시내의 야경은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한 호박색 불빛들이 흩어져 있어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침대 헤드에 기대어 읽다 만 책을 폈다. 60퍼센트의 힘만 쓰며 머무는 여행. 아이들이 엉망으로 흐트러뜨린 시트와 바닥에 굴러다니는 작은 장난감들이 보였지만, 그 무질서함이 오히려 이 공간을 사람 사는 온기로 채우고 있었다. 다시 이곳에 온다면, 그때도 똑같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치유였다.
창가 컵에 담긴 물이 달빛을 머금고 잔잔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 아이와 함께 호텔 주변의 추천 경로를 천천히 걸으며, 작은 돌멩이나 꽃잎 같은 보물을 찾아 사진으로 남겨보세요.
- 팔괘산 등불 축제 관람 후, 푹신한 베개에 기대어 아이와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를 속삭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