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창화는 마치 거대한 찜통 같았다. 습도 78퍼센트. 공기는 눅눅한 물기를 가득 머금어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었고, 숨을 쉴 때마다 무거운 수증기가 폐부 깊숙이 밀려 들어왔다. 창화역에서 내려 호텔까지 걷는 단 4분의 거리. 하지만 그 짧은 시간조차 아이들에게는 가혹한 행군이었다. "엄마, 너무 더워요!" 아이들의 투덜거림이 습한 공기를 타고 흩어졌다. 그렇게 우리는 소서항의 좁은 골목을 지나 창화 인산 호텔에 들어섰다. 1970년대 창화 최초로 엘리베이터를 도입했다는 이곳은, 이제는 빛바랜 영광을 훈장처럼 두른 채 우리를 맞이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복도에서는 오래된 종이와 나무가 섞인 특유의 쿰쿰하면서도 포근한 향기가 났다.
트리플 룸의 문을 열자, 커다란 침대 하나와 작은 침대 하나가 보였다. 누가 작은 침대를 차지할 것인가를 두고 첫째와 둘째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내가 먼저 찜했어!" "아니지, 가위바위보로 정해야 해!" 아이들의 치열한 협상은 결국 가위바위보라는 냉정한 심판 앞에 결론이 났다. 패배한 쪽의 표정은 마치 나라를 잃은 듯 비장했지만, 그 비장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독립 스프링 침대의 탄성이 몸을 밀어 올리는 순간, 아이들은 협상의 결과 따위는 잊은 채 방방 뛰기 시작했다. 텅 빈 방 안은 순식간에 웃음소리가 가득한 작은 체육관이 되었다. 나는 그 소란스러운 행복 속에 몸을 뉘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낡은 천장의 얼룩마저 하나의 지도처럼 보였다. 이 낡음이 주는 안락함, 그것은 최신식 호텔의 매끄러운 대리석으로는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온기였다.
호텔 복도를 걷는 것은 겹겹이 쌓인 시간의 층을 하나씩 벗겨내는 일이었다. 2층 예술 공간에 놓인 히노끼 책상 앞에 섰을 때, 코끝을 스치는 묵직한 나무 향이 마음을 차분하게 고요해지혔다. 손끝에 닿는 서늘하고 단단한 나뭇결은 수십 년의 세월을 견뎌온 인내심처럼 느껴졌다. 6층으로 올라가자 냉장고가 없던 시절의 투박한 채소 찬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옛 주인이 직원들을 위해 정성껏 식사를 준비했을 그 나무 문을 보며, 나는 효율성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잃어버린 '무용한 것들의 가치'에 대해 생각했다. 7층의 신혼부부 전용 카운터를 지날 때는 잠시 발걸음이 멈췄다. 설렘 가득한 눈빛으로 이곳에서 밤을 보냈을 젊은 부부들은 이제 어떤 모습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이 도시의 어느 골목을 걷고 있을까.
호텔 바로 맞은편, 아짱 육원에서는 쫀득한 피 속에 뜨거운 육즙을 가득 품은 육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창화 인산 호텔 투숙객에게 제공되는 반값 할인 혜택 덕분에 마음까지 넉넉해졌다. 아이의 뺨에 끈적한 소스가 묻어 있었고, 우리는 그것을 닦아주며 함께 낄낄거렸다. 그때 갑자기 8월의 소나기가 쏟아졌다. 회색빛 하늘에서 쏟아지는 굵은 빗줄기가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를 식혔고, 우리는 젖은 옷을 입은 채 서둘러 호텔로 돌아왔다. 옷은 눅눅했고 신발은 무거웠지만, 그 찝찝함마저도 이 여행의 선명한 조각이 되었다.
우리가 함께 만지고 느낀 다섯 가지의 조각들
히노끼 사무용 책상: 2층 예술 공간을 채운 묵직한 나무 향과 손끝에 닿는 서늘하고 단단한 나뭇결. 첫째가 가장 먼저 손을 얹고는 여기가 옛날 학교 같다고 속삭였다.
3층의 낡은 원형 탁자: 60년 세월 속에 의자 대부분이 사라져 버린 적막한 풍경. 남겨진 두 개의 의자가 주는 묘한 그리움. 배우자가 가만히 바라보며 예전의 서비스는 어땠을지 궁금해했다.
트리플 룸의 독립 스프링 침대: 몸이 깊게 파묻히는 포근함과 예상치 못한 경쾌한 반동. 좁은 공간을 두고 벌이는 아이들의 작은 전쟁터. 둘째가 가장 먼저 뛰어들어 공중부양을 시도했다.
6층의 오래된 채소 찬장: 옛 주인의 성실함이 밴 쿰쿰하고 따뜻한 나무 냄새와 투박한 문틈의 질감. 냉장고가 없던 시절의 느린 삶. 내가 먼저 발견하고는 아이들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짱 육원의 쫀득한 식감: 입안 가득 터지는 진한 육즙과 혀끝에 감기는 끈적한 소스의 조화. 8월의 습한 공기 속에서 느낀 확실한 미각적 쾌락. 온 가족이 입가에 소스를 묻힌 채 서로를 보며 웃었다.
젖은 운동화를 현관에 나란히 두고 누우니, 그것으로 충분한 하루였다.
- 창화역에서 도보 4분 거리이니, 짐이 많다면 역 근처에서 빠르게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 호텔 2층부터 7층까지 흩어져 있는 옛 흔적들을 아이들과 함께 찾는 보물찾기 놀이를 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