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309 B&B

흩어진 짐가방과 기분 좋은 소란

오후 3시 30분, 드디어 체크인 시간이다. 고속철도역에서 내려 도착한 309 B&B 앞은 예상보다 훨씬 생동감 넘치는 소란함으로 가득했다. 아스팔트 위를 구르는 캐리어 바퀴의 드르륵거리는 소리가 리듬감 있게 울려 퍼졌고, 첫째는 제 몸집만 한 가방 손잡이를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그 옆에서 둘째는 이미 신발 끈이 풀린 줄도 모른 채,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듯 앞서 달려 나갔다. 10월의 창화 공기는 더할 나위 없이 다정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25도 정도의 선선함이 피부에 닿을 때마다 여행의 긴장이 기분 좋게 풀려났다. 땀방울 하나 맺히지 않는 쾌적한 온도 덕분에 아이들의 짜증 섞인 투정도 오늘은 왠지 경쾌한 노래처럼 들렸다.

로비에 들어서자 일회용품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정중한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 혹은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려는 담백한 고집. 우리는 미리 챙겨온 칫솔과 치약을 꺼내며 서로의 준비성을 확인했다. 아이들은 각자의 칫솔 색깔을 확인하며 작은 실랑이를 벌였지만, 그 모습조차 이곳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졌다. 방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적당한 크기의 아늑한 공간이 우리를 맞이했다. 거창한 환영 인사는 없었지만, 오히려 그 꾸밈없는 담백함이 낯선 곳에서의 경계심을 허물어뜨렸다. 바닥에 무질서하게 널브러진 옷가지와 알록달록한 장난감들. 마치 쏟아진 퍼즐 조각 같은 그 혼돈이야말로 우리가 비로소 이곳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가장 확실한 신호였다.

2분의 거리에서 발견한 작은 우주

이번 여행에 거창한 계획표 같은 건 없었다. 그저 문을 열고 발길 닿는 대로 나서는 것이 유일한 규칙이었다. 오른쪽으로 2분만 걸으면 고소한 패티 냄새가 진동하는 라야 햄버거집이 있고, 왼쪽으로 2분이면 짭조름한 풍미가 코끝을 자극하는 장남 돼지덮밥 집이 나타난다. 어른들에게는 찰나에 불과한 '2분'이라는 시간이 아이들에게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거대한 여정이었다. 둘째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보도블록 틈새에 낀 작은 돌멩이 하나를 뚫어지게 관찰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깨달았다. 여행의 진짜 묘미는 목적지가 아니라 그 사이의 틈새에 있다는 것을. 덕분에 우리는 예정보다 5분 더 늦게 식당에 도착했지만, 그 지체됨이 오히려 달콤했다.

장남 돼지덮밥의 고기는 입안에 넣는 순간 뭉근하게 녹아내렸다. 적당히 달고 짭조름한 양념이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있었고, 씹을 때마다 터져 나오는 지방의 고소한 질감이 일품이었다. 첫째는 밥알의 개수를 세듯 천천히 음미했고, 둘째는 소스를 옷에 묻힌 채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주변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현지인들의 낮고 느릿한 대화 소리는 마치 이 도시가 연주하는 배경음악처럼 잔잔하게 깔렸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 왕거 고기완자의 진한 향기가 바람을 타고 날아왔다. 쫄깃한 피 속에 숨어 있던 대나무순의 아삭한 식감이 씹힐 때마다 아이들의 눈은 더욱 반짝였다. 세븐일레븐 편의점까지 가는 짧은 3분의 시간 동안 우리는 세 번의 정지 신호를 만났고, 그 짧은 기다림 속에서 아이들은 길가에 핀 이름 모를 풀꽃에 저마다의 예쁜 이름을 붙여주었다. 무용한 걷기였지만, 그 짧은 거리에서 아이들이 발견한 것은 세상 그 어떤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작은 우주였다.

아이들의 숨소리가 빚어낸 고요한 섬

밤 10시, 민박집의 규칙과 함께 깊은 정적이 찾아왔다. 낮 동안의 소란함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깊은 잠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방금까지 장난감과 옷가지로 전쟁터 같았던 침대는 이제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고요의 섬이 되었다. 나는 아이들의 규칙적인 숨소리를 자장가 삼아 천천히 몸을 뉘었다. 피부에 닿는 수건의 촉감이 생각보다 포근했다. 적당히 두툼하고 깨끗한 면의 감촉이 하루의 피로를 부드럽게 감싸 안아주는 기분이었다.

창밖으로는 창화의 밤공기가 낮게 흐르고 있었다. 화려한 네온사인이나 눈부신 야경은 없었지만, 가끔 멀리서 들려오는 오토바이의 엔진 소리가 오히려 이곳이 살아 숨 쉬는 동네임을 일깨워주었다. 아내와 나는 아주 낮은 목소리로 내일의 메뉴를 고민했다. 유명한 관광지 리스트를 훑는 대신, 근처 작은 시장에 가볼까 아니면 조금 더 늦잠을 잘까 하는 소소한 이야기들. '그냥 누워 있는 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이었다고 생각하니 비로소 마음의 빗장이 완전히 풀렸다. 인생의 60% 정도의 힘만 쓰고 나머지는 온전히 나를 위해 비축하는 삶. 309 B&B의 침대는 그런 게으른 전략에 최적화된 안식처였다. 쾌적한 온도와 적당한 어둠, 그리고 더 이상 아무것도 증명할 필요가 없는 시간. 아이들이 깨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는 아주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밤이었다.

다시 신발 끈을 묶으며

오전 10시 30분, 체크아웃 시간이 다가왔다. 아이들은 이제 이곳이 원래 제 집이었던 것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짐을 챙기는 내내 둘째는 구석에 숨어버린 장난감 자동차를 찾느라 엉덩이를 치켜들고 분주히 움직였고, 첫째는 두고 가는 물건이 없는지 가방 속을 꼼꼼히 살폈다. 떠나기 싫다는 직접적인 말은 없었지만, 평소보다 느릿느릿한 아이들의 움직임이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열쇠를 반납하고 문을 나서는 순간, 10월의 따스한 햇살이 다시금 어깨 위로 내려앉았다. 아이의 신발 끈을 꽉 묶어주며 생각했다. 대단한 사건이나 화려한 볼거리는 없었지만, 며칠간의 머무름이 꽤나 다정했다고. 럭셔리 호텔의 정형화된 서비스보다, 집 근처 골목을 산책하듯 다닐 수 있었던 이 민박집의 위치와 담백한 공기가 더 깊은 잔상으로 남을 것 같다. 우리는 다시 소란스러운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문득 지치는 날이면 이곳의 적당한 온도와 2분 거리의 맛있는 돼지덮밥이 그리워질 것이다. 참으로 나쁘지 않은, 아니 꽤 근사한 여행이었다.

  • 개인 세면도구(칫솔, 치약 등)를 반드시 챙기세요. 지구를 생각하는 민박집의 방침으로 일회용품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 수요일이나 일요일에 방문하신다면 근처 타이펑 야시장이나 장남로 야시장의 활기찬 분위기를 꼭 경험해 보세요.

근처 맛집 & 명소

에이비즈

ABees(구 명칭 자펑미)는 장화시 장수로 215번지에 있는 카페로 커피와 크리에이티브 갈레트, 디저트 크레페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합니다. 시그니처 메뉴는 꽃가루 커피, 스파이스 토마토 주키니 갈레트, 케일과 마 갈레트, 시나몬 사과 꿀 크레페 등이며 1인당 약 400위안대가 일반적입니다. 영업시간은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평점이 높고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요리로 현지에서 인기 있는 줄 서는 맛집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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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카페

Chris Cafe는 타이중 치치 상권에 숨어있는 홍콩식 다방으로 가정식 광동 요리를 선보입니다. 대표 메뉴는 주성치 영화로 유명해진 차슈 계란밥 '암연소혼반' 과 칼로리 가득한 '땅콩 프렌치 토스트' 로 현지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매장은 조용하고 여유로워 다위안바이 백화점이나 치치 상권 쇼핑 중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인기 메뉴를 놓치지 않도록 예약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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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얼팡

불이방은 장화현에서 유일하게 전통 노른자 패이스트리(단황소)를 전문으로 하는 50년 가까운 역사의 노포입니다. 라드와 버터로 황금빛 겉껍질을 구워내고 그 안에 윤기 흐르는 짭짤한 오리 노른자와 부드러운 팥앙금을 채웁니다. 추석이나 명절마다 줄이 끊이지 않아 장화의 필수 기념품으로 통합니다. 노른자 패이스트리 외에도 녹두파이, 아내과자 등 옛날 과자를 함께 팝니다. 온라인 주문은 받지 않으며 직접 매장에서 줄 서서 사야만 맛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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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셴지 훠궈 루강 기함점

우셴지 샤브샤브 루캉 플래그십은 장화현 루캉진 중정로 496번지에 있는 인기 샤브샤브 전문점으로 세련된 인테리어와 편안한 조명이 특징입니다. 다양한 육수와 단품 주문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대표 메뉴는 대용량 고기 플레이트와 밥·음료 무한 리필입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라 늦은 밤에도 따끈한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습니다. 1인당 약 250~300위안으로 가성비가 뛰어나 장화 필수 샤브샤브 맛집으로 자주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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